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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H( )USE INTERVIEW

26. 13. 20.

PORTABILITY | 권희숙

당신의 일상 속 GBH의 쓰임을 아카이브합니다.

3월, GBH USE는‘PORTABILITY’를 주제로 일상의 장면이 바뀌는 순간에도 곁에 남는 물건들에 주목합니다. 하루는 하나의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장소를 지나갑니다. 집에서 손에 익은 물건이 다른 환경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어떤 것은 그 흐름 속에서 조용히 덜어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물건을 선택하는 기준은 단순히 부피나 무게에 있지 않습니다. 장소가 바뀌어도 쓰임이 이어지는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와 같은 지속되는 사용 경험이 중요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이동하는 삶 속에서도 계속 곁에 남게 되는 물건들과, 그 선택의 기준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Q1.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현재 하시는 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파리에서 실내건축과 가구 디자인을 전공한 뒤, 현재는 르모듈러를 운영하며 프랑스 디자이너 조명인 세르주 무이, 디드로를 비롯해 프랑스의 디자인 가구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Q2. 한국과 프랑스 두 지역을 거점으로 생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서울에서 지내다가, 프랑스 문화의 장점을 더 경험하고자 2010년부터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2019년 세르주 무이 조명을 한국에 론칭하면서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Q3. 두 도시를 오가는 일상 속에서, 환경과 관계없이 매일 반복하는 자신만의 루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침에 눈을 뜨면 기도를 하고, 달걀과 커피 또는 차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매일은 아니지만 프랑스에서는 집 앞 전통시장에서 식재료를 살피는 즐거운 습관이 있고, 서울에 오면 연희동의 작은 상점들을 둘러보기도 합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몸의 리듬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4. 물리적인 환경이 바뀔 때, 생활의 중심을 잡기 위해 유지하는 습관이나 태도가 있나요?

이전에는 공원 산책을 주로 했다면 최근에는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합니다. 시차가 큰 지역을 오가다 보니 적응 과정에서 몸의 균형이 깨지기도 하는데, 이를 회복하기 위해 식사도 천천히 여유 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5.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생활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무엇인가요?

삶의 속도입니다. 프랑스에서의 여유 있는 리듬이 몸에 배어 있어, 한국에 오면 의도적으로 빠른 리듬으로 바꾸어 생활합니다. 달라진 환경 속에서 다시 빠른 삶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몸과 마음이 부담되기도 하지만,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독서와 산책 시간을 가지려 노력합니다.

Q6. 장소에 따라 물건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졌나요? 예전과 비교해 '내 곁에 둘 물건'을 고르는 안목에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합니다.

아름다운 것들을 곁에 두고 즐기는 취향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다만 예전보다 아름다움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바라보게 된 것 같아요. 오랜 시간을 견디고 남아 있는 것들이 지닌 가치와 아름다움에 더 눈이 가게 됩니다. 프랑스에 살 때는 한국의 골동품을 곁에 두었고, 요즘은 프랑스에서 사용하던 물건들을 서울 집으로 가져와 사용하며 장소의 공백을 채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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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7. 대표님에게 물건을 ‘가지고 다닌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그 물건에 대한 애정과 동시에, 저의 정신에 ‘물을 주기’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필요한 용도의 것이 아닐 때 더욱 그렇습니다.

Q8. 두 도시를 오가는 생활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계속 곁에 두게 되는 물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자주 들여다보는 책들을 꼽을 수 있습니다. 주로 디자이너 작품집인데, 일과도 연관이 있어 프랑스와 한국에 각각 비치해두고 봅니다. 또한 프랑스에서 사용하던 잔과 그릇들은 한국으로 옮겨와 곁에 두고 사용하는데, 그 물건들이 정서적으로 삶에 여유를 주는 것 같습니다.

Q9. 그런 물건들이 가진 공통적인 특징이 있나요?

대부분 디자인이 매력적인 것들인데, 은은한 멋이 있어 오래 사용할수록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마음에 드는 것들은 사용하는 데 다소 불편함이 있어도 감수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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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0. 같은 물건이라도 서울과 파리,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사용할 때 느껴지는 감각이나 방식의 차이가 있나요?

같은 물건이라도 어디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감각이나 방식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한국적인 것을, 한국에서는 프랑스적인 것을 서로 교차하며 사용할 때 그 물건의 가치가 더 잘 느껴집니다. 이는 희소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11. GBH USE는 오래 쓰이는 물건의 가치를 기록합니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오랫동안 손이 가는 물건’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역사적 가치나 디자인적인 가치, 혹은 매력적인 요소와 퀄리티가 함께하는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Q12. 현재 대표님이 가장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 물건은 무엇인가요? 그 물건이 교체되지 않고 긴 시간 곁에 남게 된 구체적인 이유도 궁금합니다.

보통 20~30년가량 된 커피잔과 티팟, 나무 접시 같은 테이블웨어들입니다. 도쿄 여행에서 구입한 아라비아 핀란드 커피잔은 여행의 추억을 담고 있고, 견고하기도 해서 지금까지 프랑스 집에서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다른 커피잔을 사용하고 있지만요. 나무로 만든 빵 접시는 여러 개가 있어 서울에도 가져와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래 사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품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역시 디자인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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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3. GBH 제품 중, 장소나 상황이 바뀌어도 매일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되는 아이템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헤어 오일 세럼입니다. 휴대가 편해서 한국에서 사용하다가 프랑스에 가거나 여행을 갈 때도 늘 챙기게 됩니다. 환경이 바뀌어도 모발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좋고, 패키지 디자인도 마음에 듭니다.

Q14. 여러 환경을 오가며 생활하는 입장에서, 물건 하나를 오래 곁에 두고 사용한다는 것은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나요?

자신을 나타내고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이 계속 바뀌더라도 오래 사용하는 물건들을 통해 저의 기준과 취향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몸과 마음의 리듬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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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5. 결국 장소를 이동하면서도 물건을 챙기고 사용하는 일련의 과정은, 대표님에게 어떤 일상을 만들어주나요?

심신의 안정과 기쁨을 주는 동시에 활력과 영감을 줍니다. 곁에 두고 사용하는 사물은 저에게 늘 영감의 원천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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