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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H( )USE INTERVIEW

24. 10. 21.

ATTACHMENT | 이병엽

당신의 일상 속 GBH의 쓰임을 아카이브합니다.

단순한 도구를 넘어 자주 사용하고 유용한 제품들이 주는 가치는 일상을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사용자가 돋보이며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 드는 브랜드를 지향하는 GBH가, 완벽을 향한 집요함, 즉 '집착'으로 미감을 쌓아가는 3인을 만나보았습니다.

섬세함을 넘어선 집착에 가까운 시선은 우리를 둘러싼 사물과 공간의 관계성을 새롭게 바라보게 합니다. 사람과 사회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공간을 넘어 관계의 가치를 담은 커뮤니티를 구축해가는 이병엽 건축가가 들려주는 집요함의 미학을 만나보세요.

Q1. 어디 사는 누구신가요?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에 사는 이병엽입니다. 저는 건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집단 바이아키텍쳐 소장이며, 서촌에 사사사가라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2. 어떤 일(직업+업무)을 하고 계신가요? 그 직업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함께 알려주세요.

건축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질문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 앞에 나서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호기심이 많았고 사람과 사회를 향해 물음을 던지고 탐구하는 것을 즐겨왔던 것 같습니다. 어쩌다 보니 건축이라는 매개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여전히 진행 중인 상태입니다.

Q3. 건축은 선의 미학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업을 시작하실 때, 특별히 중점을 두는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요?

소셜의 확대로 건축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접하는 일이 훨씬 많다 보니, 잘 잡힌 수직 수평과 비례, 유려한 곡선들이 특히나 매력적으로 눈길을 끄는 것 같아요. 저 또한 그런 공간을 좋아하고 만들지만 그게 목적이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디지털 세상이 대두되어도 건축이 유효할 수 있는 유일한 지점은 '지금, 여기' 즉 시간과 공간을 전제로 한 경험입니다. 시각적 미학보다는 실제로 만지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4. 이번 컨텐츠의 주제는 ‘집착’입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과정인 만큼, 누군가의 공간을 기획할 때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으실 것 같아요. 특별히 집착하게 되는 디테일이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건축 행위라는 것 자체가 집착이 없으면 완성될 수 없는 영역인데 그럼에도 집착을 이야기해야 한다면 남들보다 좀더 집착하는 지점에 대해 이야기 해야겠죠.

아이러니하게도 건축설계가 이루어지기 '전과 후'에 대한 집착이 남들보다 있는 것 같아요. 설계를 시작하기 전에 누군가는 귀찮거나 이렇게까지 싶을 정도의 질문이나 대화, 나아가 심도 높은 워크샵까지도 하곤 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낼 자신이 없어서 어떻게든 작은 유를 만들어서 시작하려는 것일지도요.

그리고 건축이 지어진 뒤에 대한 집착도 남다른 것 같아요. 건축이 완료되는 것은 새로운 시작이고 건축이 지어지기 전까지는 건축이 주인공일지 몰라도 그 뒤는 건축은 사회와 사람들의 배경입니다. 좋은 배경이 되어가는지, 서로 잘 적응하고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다음에는 어떤 배경을 만들어야 할지 일종의 추적 관찰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관찰은 다음 프로젝트에, 또는 제가 운영하는 공간에 직간접적인 영감이 됩니다.

Q5. 프로젝트 설명에서 '경계'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통상적인 것들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이를 추구하시는 듯합니다. 건축가로서 특별히 지향하는 철학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경계의 의미는 크게 두 맥락입니다.

첫째는 실제로 존재하는 물리적 경계에 대한 이야기. 건축은 항상 경계를 만드는 일이라 그 경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만드는 동시에 허물지에 대한 고민의 태도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보이지 않지만 사회와 문화가 만들어 낸 경계에 대한 이야기. 산업화와 효율의 극대화의 시대를 거치면서 사회와 문화에 보이지 않는 경계가 무척 촘촘히 만들어진 것 같아요. 그 구분들로 인해 얻은 것도 많지만 잃어가고 있는 지점들도 많습니다. 저는 그 부분을 회복하고 환기하는 것에 관심을 둡니다. 사랑, 사람, 자연, 기억, 서사, 사유 등 너무 다양하죠. 그런 의도로 시작하게 된 공간이 사사사가입니다.

결론적으로 철학보다는 태도를 추구합니다.

Q6. 평소 영감을 얻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시는 부분이 있나요?

주변 사람들의 장점을 바라보고 배우려고 하는 것입니다. 제 아내, 바이아키텍쳐 팀원들, 사사사가 크루들에게는 각자 저에게는 없는 강점들이 있습니다. 그 점을 팀워크으로 이어지게 하고자 하며, 저의 부족함을 그들을 통해 반추하고 성장하고자 합니다. 때로는 그로 인해 제 부족함도 잘 들키곤 합니다.

요즘에는 잠시 잃어버렸던 저의 경험과 기억들에 대한 소환을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기와 노트, 사진들을 뒤적이며 어렸을 때 살았던 집, 놀러갔던 장소, 만졌던 사물, 들었던 이야기, 맡았던 냄새, 즐겁고 화가 났던 감정들에 대해 곱씹어 봅니다. 결국 그것들이 지금의 저를 만드는 토양이었기 때문에 그 토양을 다시 바라보는 노력을 합니다.

Q7. 기획한 공간 중에서, 집 다음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근 운영을 시작한 사사사가와 최근 완료한 프로젝트 힘의 집입니다. 두 공간은 방향성은 다르지만 사람들에게 쉽게 잃어버릴 수 있는 가치를 회복하고 연대하는 커뮤니티라는 점에서 닮아 있고 두 프로젝트를 비슷한 시점에 진행하게 되어 서로 간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앓이 중에 제법 많은 지점들을 다양한 커뮤니티들이 해소해 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Q8. 내 공간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의미와 서사. 그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의미 없는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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