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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25. 08. 25.

REPRODUCTION | 이예지

당신의 일상 속 GBH의 쓰임을 아카이브합니다.

GBH는 오래도록 곁에 머물 수 있는 디자인을 고민합니다. 형태와 질감, 공간과의 조화까지 생각한 디자인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이번 협업에서는 GBH의 철학을 바탕으로, 시그니처 아이템인 티슈 케이스를 목공예 작가 이예지의 손끝에서 새롭게 선보입니다. 서로 다른 수종의 목재를 상감 기법으로 블록처럼 끼워 넣어 만든 문양은 각기 다른 결과 색감이 어우러져 고유한 조형미를 완성합니다. 티슈 케이스와 함께 구성한 전용 우드 트레이는 쓰임의 편리함과 공예적 디테일을 함께 담았으며, 상감 기법은 나무 고유의 결을 살려 손끝에 전해지는 촉감에 따뜻함을 더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쓰임의 가치. 일상을 채우는 GBH와 이예지 작가의 협업을 만나보세요.

Q1.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목공예 작가 이예지입니다. 섬유공예를 전공했고, 지금은 나무를 주 재료로 작은 가구와 물건을 만들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다양한 소재와 그 여정에 관심이 많았고, 그중에서도 나무가 제 손과 마음에 가장 잘 맞았어요. 살아있던 재료를 다룬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사람들 곁에 오래도록 자연스럽게 머물 수 있는 소중한 물건을 만들고자 합니다. 작고 무용한 것들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을 소중히 여기고, 한국 전통미 속에 숨겨진 위트를 사랑합니다. 제 작업은 늘 그곳에서 출발합니다.
대표작인 ‘함함함 시리즈’는 목함에 황동 상감 장식을 더해 만든 작은 함으로, 필요함, 사유함, 소중함, 은은함, 향함처럼 용도와 의미를 담아 이름을 붙입니다. 최근에는 상감 기법을 활용한 패턴워크 작업을 통해 나무의 다양한 표정과 색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Q2. 섬유공예를 전공하셨는데, 나무를 주 재료로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전공은 섬유공예였지만, 학창 시절부터 실·천뿐 아니라 가죽, 나무,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에 관심이 많았어요. 직장 생활을 하다 개인 작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여러 재료를 깊이 탐구해보고 싶었죠. 취미로 목공을 배우면서 나무가 저와 잘 맞는다는 걸 느꼈습니다. 단단하면서도 딱딱 맞아떨어지는 감각, 다양한 수종이 주는 질감과 무드가 매력적이었어요. 기술을 더 배우기 위해 목공 기술 교육을 받고, 자연스럽게 나무 작업을 이어오게 됐습니다.

Q3. 나무의 어떤 점이 특히 매력적이었나요?

나무는 금속보다 여유가 있으면서도 섬유보다 정밀한 작업이 가능합니다. 또 어디에 놓아도 잘 어울리고, 따뜻한 느낌이 있죠. 무엇보다 같은 무늬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 질리지 않게 만드는 매력이에요. 자를 때마다 새로운 무늬를 발견하는 순간은 아직도 감탄하게 됩니다. 그 무늬는 제가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이 만들어낸 것이기에, 작업 과정에서 늘 놀라움과 설렘을 줍니다.

Q4. 상감 기법을 활용한 패턴 작업에 특히 끌리는 이유가 있을까요?

같은 나무라도 수종별로 색, 강도, 무늬결이 모두 다릅니다. 이를 조화롭게 끼워 맞추면 단단한 나무 위에 패턴을 그리듯 다양한 장면을 표현할 수 있죠. 저는 나무를 ‘색상 팔레트’처럼 다룹니다. 수종별 색상 스펙트럼을 데이터처럼 기억해두고, 그 조합으로 패턴을 구성하는 거예요. 상감은 0.몇 밀리 단위까지 정확함이 필요한 기법이라, 끼워 맞추는 과정 자체가 주는 즐거움도 큽니다.

Q5. GBH와의 협업, 티슈 케이스의 트레이 작업은 어떤 과정이었나요?

트레이 자체는 구현하기 쉬웠지만, 미니멀하고 군더더기 없는 GBH의 제품 속에 어떻게 제 작업을 자연스럽게 녹여낼지가 고민이었어요. 과하지 않으면서도 ‘이예지 작품’임이 느껴지는 결과물을 만들고 싶었죠. 이번 작업에서는 기존의 정형 패턴에서 벗어나 비정형 패턴을 적용했는데,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파내야 하는 과정이라 손맛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덕분에 앞으로의 패턴 작업 가능성도 더 넓게 생각하게 됐어요.

Q5. GBH와 이번 티컵 작업에서 작가님이 가장 분명하게 가져가고 싶었던 기준 하나는 무엇이었나요?

GBH를 떠올렸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를 티컵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유면에서도 부드럽고 단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재료들로 GBH를 위한 유약을 새로 제작했습니다.

Q6. 나무 소재가 가진 시간의 변화도 작업에 영향을 주나요?

네, 특히 이번에 사용한 체리우드는 시간이 지나며 색이 짙어지고 윤기가 도는 테닝 현상이 나타납니다. 오래 사용한 가구처럼 손때가 묻어 더 자연스럽고 아름다워지죠. 티슈 케이스 역시 사용자의 손길을 거치며 점점 깊은 색과 질감을 띠게 될 거라 기대합니다.

Q7. 작업을 보는 사람들이 나무의 매력을 느끼기를 기대하시나요?

네. 예전에 필통을 선물한 분이 책상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바라본다는 얘기를 해주신 적이 있어요. 그 말을 듣고, 제가 무늬를 보며 감탄하는 마음이 사용자에게도 전해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제 작업이 단순히 ‘도구’가 아니라, 나무라는 소재 자체를 사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Q8. 작가님의 작업이 어떤 공간, 어떤 사람에게 놓이길 바라나요?

제 작업에는 가까이 들여다봐야 보이는 디테일이 있습니다. 작은 물건에서 재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걸 좋아하는 분이라면, 티슈를 꺼낼 때마다 즐거움을 느끼실 거예요. 일상 속에서 자주 마주하며 기분 좋은 감각을 주는 물건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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