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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H( )USE INTERVIEW

25. 09. 30.

HARMONY | 조원석

당신의 일상 속 GBH의 쓰임을 아카이브합니다.

9월의 GBH( )USE 에디션은 ‘HARMONY’를 주제로, 취향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라이프스타일과 일상 속 조화로움을 조명하는 인터뷰형 콘텐츠입니다. GBH는 쓰임과 아름다움이 균형을 이룰 때, 일상은 더 단단한 울림을 가진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 조화는 결코 획일적인 기준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각자의 취향이 반영될 때, 비로소 고유한 균형이 완성됩니다.
이번 에디션은 제품 중심을 넘어, 사람과 공간, 감각과 태도가 만나 이루는 ‘취향의 조화’를 기록합니다. ‘조화’는 단순한 어울림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감각이 더해져 드러나는 본질입니다. 삶의 리듬과 취향이 만나 만들어내는 이 균형을, GBH만의 언어로 풀어냅니다.

Q1.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LIFE&SHALOM을 운영하고 있는 조원석입니다. 요즘은 프로젝트 사이의 템포를 조율하며 가족, 그리고 고양이와 함께하는 일상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공간을 설계하는 일과 일상의 호흡을 균형 있게 엮어가며, 사소한 순간들 속에서 새로운 영감과 에너지를 얻고 있습니다.

Q2. 일상에서 균형을 지켜주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나 습관은 무엇인가요? 예기치 못한 일로 일상이 흔들릴 때, 혹은 업무와 집의 경계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그 균형을 찾아가고 있는지, 이미 갖추고 있다면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저에게 일상의 균형을 지켜주는 가장 중요한 습관은 운동입니다. 가능하다면 매일, 최소한 주 세 번은 피트니스센터에서 몸을 움직입니다. 그 시간은 온전히 스위치를 전환하는 순간이자, 프로젝트 속에 쌓인 긴장감을 풀어내는 루틴입니다. 업무 공간과 집의 모호한 경계를 벗어나 외부에서 운동하며 의도적으로 분위기를 환기합니다. 몸의 중심이 바로 서면 생각의 결까지 정돈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바쁘더라도 아침마다 커피를 내리며 창밖의 빛을 바라보는 짧은 순간을 꼭 갖습니다. 이러한 작은 의식들이 모여 차분한 마음으로 일상의 여러 변수 속에서도 담담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 같습니다.

Q3. 물건을 고를 때, 어떤 ‘조화’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시나요? 늘 곁에 두는 물건이 있다면, 그것이 어떤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도 함께 소개해 주세요.

물건을 고를 때 제가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몇 번이고 떠오르는가’입니다. 그리고 그 물건이 집 안의 다른 물건들과 어떤 균형을 이루는지도 함께 상상합니다. 기능, 디자인, 감각을 따로 떼어 평가하기보다는 직관적으로 마음이 끌리는 선택을 주로 합니다. 그렇게 고른 물건은 실생활에서 기능적 만족도와 디자인, 감각적인 매력을 오랫동안 지켜보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만족스러우면 자연스럽게 제 곁에 오래 머무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늘 곁에 두는 물건 중 10년 넘게 사용해 온 글렌로얄 지갑이 있습니다. 같은 제품을 색상만 바꿔가며 여러 번 사용했지만, 기능과 디자인 모두에 만족하며 생활 속에서 가죽이 익어가는 과정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함께하는 물건들은 제 일상 속에서 안정과 만족을 동시에 주는 존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4. 공간을 디자인할 때 ‘조화’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하시나요?

공간을 설계할 때 저는 먼저 전체적인 흐름을 구상합니다. 사용자가 공간에 들어선 순간부터 마지막 발걸음을 옮기기까지 경험하게 될 긍정적 감정의 리듬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 저희만의 디테일을 더해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낯선 경험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의도적으로 과도한 드라마틱함은 덜어내고, 사용자가 공감할 수 있는 편안함과 기능성을 섬세하게 다루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특별한 소재나 구조가 중심이 되는 공간도 매력적이지만, 결국 사용자의 감정을 섬세히 터치하고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공간이야말로 진정한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라고 믿습니다.

Q5. 조화롭다고 생각하는 공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최근 진행한 모로코 콘셉트의 카페 로코하우스 프로젝트가 생각납니다. 건물 외관이 중동의 한 지점을 연상시키는 형태여서 처음에는 제 개인적 취향과 맞지 않아 고민이 있었지만, 그 지점을 오히려 모로코 특유의 질감, 패턴, 색감을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공간 곳곳에 저희만의 디테일을 더해 전체적인 흐름은 차분하게 유지하면서도 시각적 긴장과 리듬을 살렸고, 결과적으로 이질적인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며 독창적인 분위기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Q6. 개인적인 취향과 클라이언트의 취향이 다를 때, 어떻게 균형을 맞추시나요?

저의 취향은 단호하지만, 클라이언트의 삶을 배제하지 않습니다. 결국 클라이언트의 삶과 지향점이 의뢰 공간에 녹아야 비로소 공간이 완성된다고 믿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 디자인 원칙을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의 디자인 방법론과 공간의 심리적 상황 설정을 바탕으로 ‘왜 이 방식이 설득력이 있는지’를 클라이언트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킵니다. 동시에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브랜드 스토리에 맞춰 디자인의 깊이를 조율하며 양쪽의 균형이 자연스럽게 맞도록 조정합니다.

Q7.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서로 다른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며 새로운 결과를 만든 경험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북촌의 caffe del cotone 카페 공간이 생각납니다. 공간은 전통적인 한옥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고, 카페의 주 콘셉트는 이탈리아의 뒷골목 카페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었습니다. 초기에는 서로 충돌할 것처럼 보였지만, 각 요소가 가진 특성과 시대적 배경이 교차되는 지점을 발견하고 가구 배치와 조명, 색감의 비율을 조정하며 서로를 보완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그 결과, 서로 다른 요소들이 각자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공간 전체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운 것은 균형이란 단순히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요소들이 서로를 살려주는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는 점입니다. 겉으로는 충돌할 것 같던 요소 속에서도 새로운 조화와 영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Q8. 때로는 완벽한 조화보다 불협화음 속에서 더 선명한 취향이나 조화가 드러나기도 합니다. 조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오히려 충돌이나 불협화음이 배움이나 새로운 영감으로 이어진 적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아내와 저는 성향이 크게 다르지만, 그 차이가 단순한 불협화음이 아니라 서로에게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열어주는 보완적 관계가 되곤 합니다.

Q9. 조화로운 삶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당신이 생각하는 균형 잡힌 삶의 모습, 혹은 지금 이루고자 하는 조화의 방향이 궁금합니다.

저에게 조화로운 삶이란 자신과 주변, 일과 여유, 관계와 공간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균형 잡힌 삶은 단순히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각 요소가 서로의 리듬을 존중하며 흐르는 과정 속에서 얻어지는 안정감과 만족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이루고자 하는 조화의 방향은, 일상의 작은 순간들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고 공간과 관계, 그리고 사소한 습관까지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쌓인 작은 균형들이 모여 전체적인 삶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러운 조화를 완성해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Q10. 자주 사용하는 소재나 색감 중, ‘조화’를 가장 잘 드러낸다고 생각하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공간에서 자연 소재와 중성 계열의 색감을 자주 사용합니다. 목재, 돌, 천연 섬유 같은 소재들은 촉감과 시각 모두에서 따뜻함과 안정감을 주며, 공간 속 다른 요소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색감은 과도하게 강조되지 않는 베이지나 짙은 브라운을 기본으로 하고, 포인트 컬러는 계절이나 공간의 성격에 맞춰 과감하게 활용합니다. 이렇게 소재와 색을 신중하게 배합하면 시각적 긴장감은 유지하면서도 공간 전체가 자연스럽게 흐르는 균형과 조화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Q11. 조화로운 선택만 하다 보면 오히려 단조롭고 쉬운 선택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단조로움을 피하면서도 자신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체적인 조화의 흐름을 지키면서도 그 안에 예기치 못한 위트와 변화를 더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화로운 선택이 주는 안정감도 매력적이지만, 그 속에 작은 반전이 스며들면 공간에 특별한 표정이 생기거든요. 저는 그 반전이야말로 결국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는 지점이라고 봅니다. 저는 가구의 몰딩을 유독 좋아해서 프로젝트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몰딩을 제작하곤 합니다. 같은 재료와 같은 맥락 안에서도 미묘하게 다른 디테일을 찾아 단조로움을 제 방식대로 새롭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Q12. 취향은 쌓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화로운 공간을 만들 때, 아직 취향이 쌓이지 않은 분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TIP이 있다면요?

취향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관찰을 통해 천천히 쌓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화로운 공간을 만들고 싶다면, 우선 작은 관찰부터 시작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상 속에서 마음을 끄는 색감, 질감, 사물의 배치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자신이 반복해서 끌리는 요소들을 기록해 두는 겁니다. 또한 직관을 믿는 연습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능과 디자인, 감각을 따로 평가하기보다는 순간적으로 마음이 끌리는 선택을 놓치지 마세요. 이렇게 작은 경험들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취향과 조화로운 공간을 만드는 기준이 생기게 되지 않을까요?

Q13.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실제로 사용해 보신 GBH 제품 중, 공간에서 가장 조화롭다고 느낀 제품은 무엇인가요?

GBH 제품 중에서 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아이템은 티슈 케이스예요. 저희 공간에서 사용되는 가구와 소재, 그리고 제작 방식과의 결이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지며 공간 속에 조화롭게 스며드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특히 사용성을 세심하게 고려한 디테일, 손이 닿는 부분의 마감 처리, 그리고 직관적인 사용 방식 속에서 GBH만의 디자인적 고민이 고스란히 전해지더군요. 단순히 기능적인 역할을 넘어 공간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하나의 오브제로서 완성도를 높여주는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Q15. 앞으로 일상 속에서 더 이루고 싶은 ‘조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앞으로 일상 속에서 더 이루고 싶은 ‘조화’는 여러 관계에서의 자연스러운 균형입니다. 단순히 보기 좋은 배치나 디자인적 완성도를 넘어,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매일 마주하는 물건, 그리고 공간 자체가 서로의 리듬 속에서 조화롭게 흐르는 순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작은 습관과 선택들이 쌓여 일상의 모든 요소가 서로에게 편안함과 영감을 주는 상태, 그것이 제가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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