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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H( )USE INTERVIEW

26. 02. 27.

SUSTAINABILITY | 윤진

당신의 일상 속 GBH의 쓰임을 아카이브합니다.

2월, GBH USE는 SUSTAINABILITY를 주제로 새해를 맞아 시작한 루틴과 선택들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에 주목합니다.
 새해가 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처럼 새로운 다짐을 세우곤 하지만, 이를 생활 속에서 꾸준히 이어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반복 가능한 방식으로 하루를 정돈하고, 그 리듬을 자기 삶 안에 자연스럽게 쌓아갑니다. 루틴이 지속된다는 것은 결국 ‘의지’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매일의 선택이 부담 없이 반복될 수 있도록 돕는 환경,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경험, 
그리고 스스로를 정돈할 수 있는 리듬이 함께할 때 비로소 루틴은 삶에 자리 잡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아침’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연결되는 방식을 꾸준히 만들어온 ‘아침 프로비전’을 찾았습니다. 아침 프로비전이 만들어온 리듬과 태도를 따라가며, 지속되는 선택이 일상 속에 자리 잡는 방식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Q1.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현재 어떤 일을 이어가고 계신지 말씀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Achim Company 대표 윤진입니다. 아침의 가치를 전하는 브랜드 ‘Achim’과, 언어를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설계하고 웰니스적 관점으로 프로젝트를 기획·실행하는 브랜드 컨설팅 에이전트 ‘QQAA’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2. 아침을 다르게 보내기 시작한 계기가 있었나요? 그전 후가 있다면 무엇이 달라졌는지도 궁금합니다.

아침을 다르게 보내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 홀로 뉴욕으로 떠나 생활하게 되었을 때부터예요. 영감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도시에서 하루 동안 마주한 자극들을 소화하고자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어요. 전날 있었던 일들을 블로그에 기록하고, 요가로 체력을 준비하며 하루를 열었습니다. 아침은 늘 시리얼과 사과로 챙겨 먹었는데, 그때부터 다양한 그래놀라와 패키지를 수집하는 프로젝트도 시작했죠. 이런 아침을 보내기 시작하면서 하루의 시작이 단단해졌어요. 어떤 날을 마주해도 두렵지 않게 되었고, 끌려가는 하루가 아니라 끌어가는 하루를 살게 되었습니다.

Q3. 대표님이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루틴’이란 무엇인가요? 대표님이 실제로 1년 이상 이어온 루틴이 있는지, 그것이 끊기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지 함께 말씀해 주세요.

15년 넘게 매일 아침 일기를 쓰고 있어요. 처음에는 손으로 쓰다가, 요즘은 노션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날을 돌아보며 아쉬운 점은 오늘의 계획에 반영하고, 좋았던 점은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이 루틴의 가장 큰 장점이에요. 하루라도 빼먹으면 길을 잃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아무리 바빠도 꼭 지키려고 합니다.

Q4. 개인적인 루틴을 혼자 유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아침 프로비전’이라는 형태로 확장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좋은 것은 함께할 때 더 크게 확장된다고 생각해요. 10년 넘게 매거진 이 말 해온 아침의 가치를, 종이가 아닌 입체적인 공간으로 구현하고 싶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감각으로 경험하길 바랐어요.

Q5. 이 공간에서만 가능한 아침의 장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거의 몇 달 가까이 이른 아침, 같은 시간에 오셔서, 프로비전의 수프 메뉴 3가지를 돌아가며 주문하시던 손님이 있으셨어요. 책을 읽고 일기를 쓰시고 하루를 준비하시는 모습이었는데요. 조용히 하루를 시작하시는 모습을 잠자코 볼 때면 괜히 감동이 되더라고요. 비슷한 맥락에서 매주 토요일 아침 7시마다 프로비전에 모여 나만의 시간을 갖고, 그 시간에 얻은 영감을 다 함께 나누는 ‘Me Time We Time’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주말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꾸준히 참석해 주셨는데요. 이렇게 이른 시간에 와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의지를 가지고 ‘영차!’ 일어나서 하루를 잘 보내보기로 선택해 모인 분들에게는 어딘가 모를 건강한 에너지가 감도는 것 같아요.

Q6. 같은 프로그램을 오후에 운영한다면 달라질 부분이 있을까요? 아침이기 때문에 가능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많이 달랐을 거예요. 아침에 참여하려면 더 큰 의지가 필요하니까요. 어렵게 얻은 시간인 만큼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그만큼 몰입도도 높아지는 것 같아요.

Q7. 많은 사람들이 새해에 아침 루틴을 다짐하지만, 지속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침 프로비전이 처음 만들어질 때, ‘지속성’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셨나요?

사실 ‘지속성’이라는 단어 자체를 크게 염두에 두고 시작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우리가 과연 얼마나 오래 이걸 해낼 수 있을지, 그 부분을 더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매일 아침 8시에 찾아오시는 손님들께 늘 같은 수준의 서비스와 경험을 드리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어떤 흐름으로 하루를 운영해야 할지 계속 점검해야 했거든요. 메뉴 준비부터 동선, 서비스 방식까지 하나라도 흐트러지면 바로 티가 나는 구조였어요. 결국 답은 하나였어요. 스태프들이 더 부지런히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것.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준비와 반복이 쌓이지 않으면, 지속은 불가능하다고 느꼈습니다.

Q8. ‘지속되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에서, 처음부터 제외하거나 단순하게 만든 요소가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불필요한 소비를 최대한 줄이려고 했어요. 처음 공간을 준비할 때부터 ‘예쁘게 꾸미는 것’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가구나 기물도 가능한 한 중고 제품을 활용했고, 꼭 필요한 것만 들였어요. 유행을 타는 디자인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크게 어색하지 않을 것들을 선택하려고 했죠. 덕분에 처음 봤을 때는 화려하지 않을 수 있지만, 오래 머물수록 편안하고, 더 멋스러운 공간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 선택이 결과적으로 공간의 지속성을 만들어준 것 같아요.

Q9. 아침 프로비전에서는 요가, 러닝, 북토크, 팟캐스트 등 여러 형식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여러 형식으로 운영하기로 한 판단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기획 단계에서부터 ‘우리가 실제로 사랑하는 것인가’를 가장 중요하게 봤어요. 요가는 제게 거의 매일의 시작과 같은 존재이고, 러닝이나 독서, 팟캐스트도 멤버들이 일상적으로 즐기던 콘텐츠였어요.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결국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억지로 만든 프로그램은 오래가기 어렵거든요. 우리가 먼저 즐기고, 계속하고 싶은 것들 위주로 하나씩 시도해 보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의 형태도 다양해졌어요. 만약 한 가지만 운영했다면,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분들과 연결되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여러 결의 사람들이 이 공간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아침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Q10. 실제 운영해 보니 오래 이어지는 프로그램과 그렇지 못한 프로그램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세요.

확실히 차이가 있더라고요. 우선 참여 허들이 낮아야 했어요. 너무 준비할 게 많거나 부담이 크면,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어도 오래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활동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지도 중요했어요. 예를 들어, 한 달에 두 번 진행했던 ‘절기 요가’ 프로그램은 24절기를 따라 계절을 느끼며 아침 요가를 하는 방식이었는데, 봄과 가을처럼 날씨가 좋은 시기에 야외에서 진행했을 때 가장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어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분들의 목적은 결국 ‘새로움’과 ‘함께하는 경험’에 있다고 느꼈어요. 혼자서는 쉽게 하지 못하는 일들을, 이 공간에서 함께 하며 힘을 얻고 싶어 하시는 거죠. 그래서 러닝도 단순히 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와 결합한 ‘커피&러닝’ 형태로 기획했어요. 달리고 난 뒤 함께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흐름까지 포함해서,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Q11. GBH USE는 ‘일상 속에서 오래 쓰이는 것’을 기록합니다. 오래 지속되는 루틴과 오래 사용하는 물건에는 ‘공통된 조건’이 있다고 보시나요?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편안함’이라고 생각해요. 나에게 가장 편안한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좋은 루틴이나 좋은 제품이어도, 내 생활 안에서 조금이라도 어색하게 느껴지면 오래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의식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오래 함께할 수 있다고 느껴요. 언제 어떻게 시선을 두어도 부담이 없고, 사용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상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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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2.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이나 도구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자연스러움’이에요. 너무 멋을 부린 제품보다는, 담백하고 절제된 디자인을 선호합니다. 제게 아름다움이란,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것이에요. 유행을 타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 그리고 그 물건을 사용하는 내 모습을 떠올렸을 때 어색하지 않은지도 중요하게 봅니다.

Q13. 아침 프로비전 공간 속에 GBH 제품이 놓였을 때, 어떤 제품의 쓰임이 이전의 루틴과 가장 자연스럽다고 느껴졌었나요?

앞치마 일 거예요. 프로비전은 키친 서비스 비중이 크다 보니 늘 앞치마를 착용하게 되거든요. GBH 앞치마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공간 분위기와 잘 어울려서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어요. 워크웨어이면서도 일상의 옷처럼 느껴져서, 매장뿐 아니라 개인적인 키친 생활에서도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Q14. 이번 GBH USE는 ‘지속 가능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표님은 아침 프로비전이 이 주제와 맞닿아 있다고 보시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속 가능성에 대해 늘 스스로에게 질문해 왔어요. 동시에, 무엇이 지속 가능하지 않은지도 함께 고민해왔고요. 우리 삶에는 리듬이 있고,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것이 같은 모습으로 영원히 유지되는 건 불가능하잖아요. 우리는 계속 변하고, 환경도 계속 바뀌니까요. 사실 아침 프로비전은 올해 3월 14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에요. 아침 프로비전은 2024년 4월 10일, 후암동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처음에는 6개월 팝업으로 계획했지만, 많은 분들의 사랑과 응원 덕분에 약 2년 가까이 운영할 수 있었어요. 외식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며 얻은 경험은 정말 소중했지만, Achim이 더 오래, 더 단단하게 가기 위해서는 다시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잘하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그리고 더 멀리 가기 위해 고심 끝에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공간은 마무리되었지만, 아침의 가치를 전하는 우리의 여정은 지속될 거예요.

Q15. 나에게 지속 가능성이란?

나에게 지속 가능성이란 “내맡김”이다.
모든 것을 내 뜻대로 끌고 가려 하기보다, 이 흐름 안에 나를 맡기며 나아갈 때 오히려 가장 지속 가능한 환경과 관계가 만들어진다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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