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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H( )WORK INTERVIEW

26. 09. 21.

GBH | HOLIDAY GIFT  

HOLIDAY GIFT | 함께 쓰는 식탁을 위한 물건, 2026 추석 기프트

GBH는 2017년부터 설과 추석마다 함께 일하는 분들께 명절 기프트를 직접 기획해 전달해 왔습니다. 올해 GBH는 명절 기프트의 출발점을 식탁으로 옮겼습니다. 명절을 사람들이 모여 시간을 보내는 자리로 보고, 그 자리에 놓일 물건을 몇 번의 명절에 걸쳐 하나씩 만들어 보려는 시도입니다. 2026년 추석 기프트는 그 첫 번째 물건인 우드 플레이트입니다. 이번 GBH( )WORK에서는 이 물건이 정해지고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합니다.

Q1. 올해 명절 기프트의 출발점을 식탁으로 옮기셨습니다. 그동안은 윷놀이, 화투, 수저, 티컵처럼 매번 다른 아이템을 만들어 오셨는데, 한동안 식탁 위에 놓이는 물건에 머물러 보기로 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그동안은 명절마다 무엇을 만들지를 먼저 정했습니다. 윷놀이나 화투처럼 그 자리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것, 수저나 티컵처럼 일상에서 쓰이는 것까지 매번 다른 아이템을 기획해 왔는데, 이제는 그 물건들이 서로 이어지는 구조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관점을 조금 바꿨습니다. 명절을 물건을 주고받는 시점이 아니라,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간을 보내는 자리로 본다면 그 중심에는 식탁이 있습니다.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 사람을 한 곳에 머물게 하는 자리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한동안은 그 자리에 놓이는 물건에 머물러 보기로 했습니다. 한 번의 명절에 하나씩 더해 가면, 몇 해 뒤에는 그 물건들이 한 식탁 위에 함께 놓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선물이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고 쌓여 가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Q2. 식탁 위에 놓이는 여러 물건 중에서 첫 번째로 플레이트를 고르셨습니다. 이유가 무엇이었나요? 


기존 홈 키친 구성에는 나무로 만든 제품이 비교적 적었습니다. 이번 플레이트를 시작으로 나무 소재의 제품도 조금씩 채워가고 싶었습니다. 플레이트는 기존 홈 제품들과 균형 있게 어울리면서, 앞으로 전개할 아이템들과도 자연스럽게 함께 놓일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제품 하나만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홈 제품 전체와 앞으로의 제품군을 연결하는 선을 찾고 싶었습니다.

Q3. 플레이트라고 부르지만 용도를 접시 하나로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식탁 위에 무엇을 올릴지 받는 사람에게 열어둔 이유가 궁금합니다. 


하나의 정해진 용도를 두기보다, 무엇을 담을지는 사용하는 사람에게 열어두고 싶었습니다. 세 가지 사이즈로 구성한 것도 각자의 공간과 필요에 따라 달리 쓸 수 있기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차와 어울리는 작은 디저트를 올려두거나, 책상 위에서 작은 액세서리나 소품을 담아두는 모습도 함께 생각했습니다. 꼭 식탁 위가 아니어도 각자의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쓰임을 찾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4. 여러 장을 붙이지 않고 하나의 나무를 그대로 깎아 만들었습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공예적인 제작 방식을 시도해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 방식을 택한 이유와 제작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들려주세요.


소량 제작을 통해 제품 하나하나에 더 많은 시간과 공정을 들이는 방식을 시도해 보고 싶었습니다. 형태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소재의 특성과 완성도를 충분히 살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번 플레이트는 여러 장의 나무를 붙이지 않고 하나의 하드 메이플 통원목을 가공해 완성했습니다. 본드로 접착하는 방식을 피하고 싶었고, 한 나무가 가진 본연의 색과 무늬를 그대로 살리고 싶었습니다. 원목을 위아래로 가공해야 했기 때문에 중심이 어긋나지 않도록 오랜 시간 테스트를 거쳤습니다. 천연목은 같은 수종이라도 색과 무늬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는 점도 고민이었습니다. 여러 원목을 확인하면서 제품 전체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색감을 찾아야 했습니다. 샌딩으로 표면을 다듬는 과정 역시 원하는 매끄러움과 나무 본연의 질감을 함께 살리기까지 여러 차례 테스트가 필요했습니다. 하나의 원목을 그대로 가공하는 방식은 세심한 조정을 요구하지만, 그만큼 나무 자체가 가진 자연스러운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Q5. 나무는 하드 메이플을 썼고, 표면은 천연 오일로 마감했습니다. 수종과 마감을 정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보셨나요? 매일 손에 닿는 물건인 만큼 감촉이나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지는 색까지 고려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하드 메이플은 수종 본연의 색이 밝고 뽀얀 데다 무늬가 과하지 않아, 이번 플레이트가 지향한 방향과 잘 맞았습니다. 나무가 가진 고운 질감과 매끈한 느낌을 살리기에 적합한 수종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표면은 샌딩으로 결을 매끄럽게 다듬고, 그 위에 천연 오일을 더해 자연스러운 색감을 완성했습니다. 마감재에 따라 나무의 색과 무늬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여러 천연 오일을 놓고 오랜 시간 테스트했습니다. 매일 손이 닿는 물건인 만큼 마감의 기준도 함께 봤습니다. 나무 본연의 표현을 살리면서 안심하고 쓸 수 있는 마감을 찾는 데 시간을 들였습니다.

Q6. 윷놀이 키트도 사용하지 않을 때의 상태와 보관된 모습이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플레이트는 여러 개를 겹쳐 두거나 나란히 놓게 되는 물건인데, 하나가 아니라 세트를 전제로 형태를 잡으셨나요?


3P SET은 처음부터 정해두었던 구성은 아니었습니다. 명절 기프트로 준비한 스몰 디저트와 함께 놓이는 모습을 염두에 두고 크기와 조합을 고민하다 세 가지 사이즈로 정리됐습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의 모습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여러 장을 겹쳐 두었을 때 보기 좋고, 컴팩트하게 정리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쓸 때의 기능만이 아니라 쓰지 않는 시간에도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머무는 모습까지 쓰임의 일부라고 봅니다.

Q7. 이번 플레이트는 명절 기프트로 구성되는데, 같은 시기에 GBH HOME 제품으로도 출시됩니다. 기획 단계부터 판매까지 염두에 두셨나요, 아니면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정해진 일인가요? 


기획 단계부터 함께 생각했습니다. 명절 기프트는 선물로 전달되지만, 그 물건이 선물로만 남기를 바라지는 않았습니다. 받은 분의 일상에서 계속 쓰이려면 결국 GBH의 제품군 안에 자리가 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이번 플레이트도 명절을 위해 따로 만든 아이템이라기보다, 홈 라인에서 비어 있던 나무 소재를 채우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것을 올해 명절 기프트로 먼저 전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같은 시기에 GBH HOME으로도 출시합니다. 선물로 받은 분과 직접 구매하신 분이 같은 물건을 쓰게 되는 편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Q8. 판매 수량이 많지 않습니다. 선물로 보내는 수량 외에 소량만 남긴 이유가 있나요? 앞으로도 명절 아이템은 이런 방식으로 판매될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이 플레이트는 하나의 통원목을 깎아 만드는 방식이라 한 번에 만들 수 있는 수량에 한계가 있습니다. 공정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선물로 보내는 수량을 먼저 확보하고, 남은 수량을 판매로 열었습니다. 수량을 늘리려면 제작 방식을 바꿔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이번 제품이 지향한 방향과 멀어진다고 봤습니다. 앞으로도 비슷한 방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이 만들어 오래 파는 제품이라기보다, 그 명절에 맞춰 준비하고 그 시기에 선보이는 구성이 이 시리즈에는 맞다고 봅니다.

Q9. 디저트를 담은 틴케이스에는 GBH 로고와 슬로건만 넣었습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덜 버려지고 부담이 되지 않는 선물을 고민한다고 하셨는데, 이번 포장에서 덜어낸 것과 남긴 것은 무엇인가요?


포장의 출발점은 올해의 슬로건이었습니다. "Forever— is composed of Nows —"에서 시작해, 선물이 추석보다 먼저 전달된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쿠키를 하나씩 꺼내 먹으며 한가위를 기다리는 시간을 담고 싶었습니다. 초승달에서 반달, 보름달로 이어지는 형태는 시간이 흘러가는 과정이고, 쿠키 하나하나가 '지금'의 한 조각이 됩니다. 그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보름달이 되는 구성입니다. 색은 블랙과 화이트만 썼습니다. 블랙 카카오 쿠키 위에 화이트 폰단트를 올리고 음각으로 각인해 마감합니다. 처음에는 문구를 쿠키와 폰단트 양쪽에 나누어 넣는 방향이었는데, 두 소재의 표면 마감이 다르고 흑백 대비가 커서 한쪽 음각이 잘 드러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문구는 폰단트 위에만 남겼습니다. 케이스 내부에는 블랙 아크릴만 남겼습니다. 검은 바탕 위에 달이 떠 있는 밤하늘처럼 보이기를 기대했습니다. 뚜껑에는 GBH 로고와 슬로건만 넣었습니다. 로고만으로는 여백이 비어 보여 하단에 슬로건을 한 번 더 넣었고, 포장에 설명을 더 얹기보다, 비우고 난 뒤에도 다시 쓸 수 있는 케이스로 남기는 편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Q10. 지난 인터뷰 마지막에 명절 기프트를 모아두면 하나의 컬렉션처럼 보이길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수저와 티컵에 이어 플레이트가 더해지면서 그 컬렉션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이전 아이템들을 다시 꺼내 보일 계획도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수저와 티컵까지는 각각의 물건이었는데, 플레이트가 더해지면서 한 식탁 위에 함께 놓이는 그림이 처음으로 그려졌습니다. 접시를 놓고, 수저를 올리고, 옆에 티컵을 두면 자리가 구성됩니다. 컬렉션이라는 말이 조금 더 실감 나기 시작한 지점입니다. 지난 아이템들을 다시 꺼내 보이는 것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명절 기프트를 한자리에 모아 보여드리는 자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번 새 물건을 더하는 것만큼, 그동안의 물건들이 지금의 제품들과 어떻게 놓이는지 다시 보는 일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Q11. 식사보다 가볍고 자주 반복되는 차의 자리도 염두에 두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다음 명절의 기프트는 식탁의 어디까지 다뤄볼 생각이신가요?

차의 자리를 한번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식사는 준비에 품이 들고 상을 차리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차는 그보다 가볍고 훨씬 자주 반복됩니다. 누군가 집에 왔을 때 가장 먼저 내어놓는 것도 대개 차입니다. 짧게는 십 분, 길게는 몇 시간까지 사람을 머물게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식탁의 어디까지라기보다, 사람이 모여 머무는 시간을 어디까지 다룰 수 있을지에 가깝습니다.

Q12. 마지막으로, 올해의 플레이트가 받는 분들의 집에서 어떤 자리에 놓이길 바라시나요?

티테이블 위에서 차와 작은 다과를 곁들이는 시간, 또는 데스크 위에 작고 소중한 것들을 올려두는 장면을 생각했습니다. 특별한 순간을 위한 물건이라기보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며 각자의 공간에 한 장면을 더해주었으면 합니다. 오래 곁에 두면서 그 사람만의 쓰임을 찾아가는 플레이트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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