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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H( )USE INTERVIEW

26. 09. 30.

TEXTURE | 기재필

당신의 일상 속 GBH의 쓰임을 아카이브합니다.

9월, GBH USE는 TEXTURE를 주제로, 손에 닿는 감각이 선택의 기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봅니다.


주방은 하루 중 가장 오래 손이 닿는 공간입니다. 열과 물, 반복되는 움직임 속에서 소재는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먼저 몸으로 판단됩니다. 무게, 통기, 젖었을 때의 감촉, 하루가 끝났을 때 남는 구김까지. 그 자리에서 매일 입고 쥐는 것은 취향이기 이전에 도구에 가깝습니다.


소재나 질감이 단순한 디자인적 요소가 아니라, 그것을 반복해서 사용하며 느껴지는 사용감을 통해 곁에 오래 두게 되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7월 COMFORT 인터뷰에서 기재필 대표는 좋은 물건의 기준을 ‘처음 얼마나 좋았는가’보다 ‘지금도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가’로 이야기했습니다. 손이 간다는 것은 결국 손에 닿는 감각이 먼저 판단을 내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 감각을 주방의 두 소재로 좁혀 들여다봅니다. 9월, 리브나에서 열린 팝업에서 하루 종일 몸에 걸쳤던 리넨 앞치마와 재료를 올려두었던 우드 플레이트, 그리고 팝업이 끝난 뒤 집과 리브나의 주방에 자리를 잡은 내추럴 우드 플레이트. 셰프의 손이 매일 지나가는 자리에서, 소재가 어떻게 기억되는지를 묻습니다.

Q1. 7월 인터뷰 이후 두 달 사이 계절이 바뀌었고, 9월에는 리브나에서 팝업을 여셨습니다. 가을 재료로 여섯 코스를 구성하면서 가장 먼저 정한 것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먼저 생각한 건 함께 나누어 먹는 식사의 모습이었어요. 이번에는 이용환 변리사님이 주최하는 디딤 살롱을 리브나에서 함께하게 됐는데, 사람들 사이의 교류가 중요한 모임인 만큼 ‘Communal Dining’을 중심에 두었습니다. 단절되기 쉬운 도시의 일상 속에서 한 식탁에 둘러앉아 편안하게 음식을 나누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여섯 코스의 큰 흐름부터 정하고, 함께 나누어 먹는 음식들이 하나의 식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구성했습니다. 그 안에 가을의 풍요로움과 계절감을 접시마다 넉넉하게 담고자 했어요.

Q2. 셰프로서 앞치마를 고를 때 어떤 기준을 보시나요.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과, 주방에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이 있다면 나누어 말씀해 주세요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재질과 혼용률이에요. 매일 사용하는 물건인 만큼 세탁과 관리가 편한지도 함께 보고요. 그다음은 입었을 때 편하고 핏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지예요. 음식을 만들고 손님께 내는 동안 계속 입고 있으니, 제가 입는 옷이나 리브나의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주방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건 옷을 충분히 보호하면서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것, 그리고 오염됐을 때 바로 갈아입고 세탁하기 편한 것이에요. 처음 입었을 때뿐 아니라 반복해서 세탁한 뒤에도 편안하게 쓸 수 있는 앞치마가 좋습니다.

Q3. 주방에서 쓰는 앞치마는 관리의 편의와 손님 앞에 서는 단정함을 동시에 요구받습니다. 이 둘이 부딪힐 때 어디를 기준으로 삼으시나요.

앞치마를 고를 때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에요. 바쁜 서비스 시간에는 주방이 정말 정신없이 돌아가거든요. 늘 깨끗하게 관리하려고 해도 튀는 기름이나 일하면서 묻는 얼룩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어요. 그렇다고 관리의 편의성만으로 고르기도 어렵습니다. 손님 앞에 서는 옷이기도 하니 단정하게 보여야 하고, 소재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움과 움직일 때의 편안함도 중요하니까요.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저는 단정함 쪽을 먼저 봅니다. 관리가 조금 번거로워도 그 기준을 먼저 두고, 그 안에서 편한 것을 찾는 편이에요. 그런 점에서 GBH의 리넨 앞치마는 제가 원하는 균형을 잘 잡은 제품이라고 느꼈습니다. 소재의 결이 주는 자연스러운 멋이 있고, 입었을 때 단정하면서도 움직임이 편해서 작업할 때도 손님을 마주할 때도 잘 어울렸어요.

Q4. 하루 서비스가 끝났을 때 앞치마의 상태, 이를테면 젖은 정도나 구김, 무게감 같은 것으로 그 소재를 다시 판단하게 되나요? 하루를 함께 보낸 뒤에야 알게 되는 소재의 감각이 있다면요.

네, 하루 입고 난 뒤에 더 분명하게 알게 되는 부분이 있어요. 손님을 직접 마주하는 일이라 서비스가 끝날 때까지 단정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같은 얼룩도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거나, 구김 때문에 옷매무새가 쉽게 흐트러지면 오래 쓰기 어렵습니다. GBH 앞치마는 두께감이 적당하면서도 가벼워서 하루 종일 입고 있어도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고, 묻은 얼룩도 잘 지워지는 편이었어요. 구김도 생각보다 신경 쓰이지 않았고요. 처음에는 색과 촉감에 눈이 갔다면, 하루를 보내고 나서는 계속 편하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5. 리넨은 부드럽기보다 까슬하고, 매끈하기보다 구김이 남는 소재입니다. 주방에서 리넨 앞치마를 입었을 때 처음 느낀 감각은 무엇이었나요?

처음에는 결이 살아 있으면서도 두께감이 적당하고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리넨에 코튼과 레이온이 함께 들어간 원단이라 그런지, 까슬함보다는 손에 닿는 기분 좋은 질감이 먼저 느껴졌습니다. 입었을 때도 축 처지거나 빳빳하게 서 있지 않고 몸을 따라 자연스럽게 라인이 잡혔어요. 리넨 특유의 표정은 살아 있으면서 착용감은 편안한 점이 좋았습니다.

Q6. 지난 인터뷰에서 10년 넘게 갈아 쓴 칼을 두고 ‘사용 흔적이 그 물건만의 시간’이라고 하셨습니다. 리넨도 입을수록 결이 부드러워지고 몸에 맞춰 길이 드는 소재입니다. 앞치마에 남는 구김이나 색의 변화도 같은 방식으로 보시나요?

맞아요. 처음에는 빳빳하고 새것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계속 입다 보면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제 몸에 맞춰지는 게 느껴져요. 그렇게 쓰면서 남는 구김이나 색의 변화도 그 물건과 함께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손이 가는 물건을 계속 쓰는 편이라, 이전 앞치마도 한 번 수선해가며 3년 넘게 사용했어요. GBH 앞치마는 이제 두 달 조금 넘게 입었는데, 아직 새것의 느낌이 남아 있으면서도 조금씩 제 몸에 익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오래 입고 관리하면서 어떤 모습으로 길이 들지 궁금해요.

Q7. 앞치마의 길이와 무게는 움직임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롱 기장의 리넨 앞치마를 입고 움직일 때 몸에 남는 감각이 있다면 설명해 주세요. 발목 가까이 내려오는 천의 무게, 걸을 때 다리에 닿는 방식 같은 것들이요.

제가 키가 큰 편은 아니라 입으면 바지로 치면 8부 정도의 길이가 돼요. (웃음) 저는 그 길이가 오히려 깔끔하게 느껴집니다. 걸을 때 다리에 거추장스럽게 걸리거나 움직임이 불편하지도 않고요. 원단에 적당한 두께감은 있지만 무겁지는 않아서 가볍게 움직일 수 있어요. 몸 앞쪽을 넉넉하게 가려주니 전체적으로 단정하고 깨끗한 인상이 드는 점도 좋습니다.

Q8. 이번 팝업에서 앞치마가 곧 그날의 옷이었을 텐데요. 팀이 함께 입을 앞치마로 블루를 고르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결과적으로 그날의 색이 된 셈인데요.

처음부터 행사의 키컬러를 블루로 정해두었던 건 아니에요. 준비하던 중에 용환님이 기념으로 팀 앞치마를 맞추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어요. 여러 제품을 찾아보다가 팀에서 GBH 앞치마를 추천했고, 길이와 색을 함께 비교하게 됐죠. 내추럴과 브라운, 블루를 두고 각자 의견을 냈는데 저는 블루와 내추럴이 좋다고 했고, 최종적으로 블루를 선택했습니다. 그 뒤에 지난 집 촬영으로 인연이 있던 GBH에 문의드렸는데, 감사하게도 흔쾌히 도움을 주셨어요. 함께 입을 앞치마를 고르는 과정에서 이번 자리의 색도 자연스럽게 생긴 셈입니다.

Q9. 같은 블루라도 소재와 빛에 따라 전혀 다른 색으로 보입니다. 리넨 위의 블루는 광택이 없고 결 사이로 빛이 들어오는데요. 이 색이 리브나의 조명 아래에서는 어떻게 보였는지 궁금합니다.

GBH의 블루는 파스텔 느낌이 있어서 눈으로 보기만 해도 부드러운 촉감이 떠오르는 색이에요. 영업 중에 켜두는 조명 아래에서는 조금 더 깊은 파랑으로 보이고요. 저희가 일할 때 입는 티셔츠도 진한 파랑인데, 그 조명에서는 티셔츠가 검정처럼 보여서 앞치마의 블루가 은은하게 드러나기도 합니다. 같은 파랑도 소재와 빛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게 재미있었어요. 리브나에서 원래 입던 옷이나 공간의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서, 앞으로도 영업할 때 계속 입게 될 것 같습니다.

Q10. 팝업에서 함께한 팀과 같은 앞치마를 입었습니다. 혼자 입을 때와 다른 감각이 있었나요? 색이 그 자리의 일부가 되는 순간이 있었다면요.

리브나는 평소 세 명이 일하고, 바쁠 때는 네 명 정도가 함께 운영하는 업장입니다. 평소에는 앞치마의 종류도 다양해서 각자 편하게 느끼는 제품을 골라 입는 편입니다.

이번 팝업에서는 많게는 여섯 명이 같은 GBH의 파란색 앞치마를 입고 일했습니다. 티셔츠를 맞춰 입었을 때보다 다 같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훨씬 강했어요. 각자 다른 역할을 맡고 있었지만, 같은 색의 앞치마를 입고 한 공간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팝업의 장면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서로 일을 더 나누어 맡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 마음과 팀워크를 함께 입는 옷에도 담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파란색 앞치마가 단순한 유니폼을 넘어, 그날 함께한 사람들과 공간을 연결해주는 색이 된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용환님과 신희님은 모두 훤칠해서 앞치마가 아주 잘 어울렸는데, 저만 조금 다른 핏으로 보였다는 점입니다. 그건 조금 슬펐습니다. (웃음)

Q11. 팝업에서 월넛 우드 플레이트를 쓰셨습니다. 조리용 도마라기보다 치즈나 빵, 손질한 재료를 올려두고 가볍게 자르는 판에 가까운 크기인데, 그날은 어떤 자리에 두고 어떻게 쓰셨나요? 오일 마감된 월넛 표면 위에 가을 재료가 놓였을 때, 나무가 재료의 물기나 색을 받아내는 방식도 궁금합니다.

월넛 우드 플레이트는 한쪽에 고리를 걸 수 있는 구멍이 있어서, 평소에는 후드에 걸어두고 자리를 차지하지 않게 쓰고 있어요. 프렙 중에 간단한 썰기가 필요할 때 빠르게 가져와 작업하고 정리하기가 편했습니다. 행사 때는 메인 보드를 따로 두고, 이 플레이트는 사이드 보드로 조리된 재료를 나누거나 가볍게 손질하는 용도로 사용했어요. 월넛 특유의 짙은 색이라 어두운 조명에서도 재료의 라인이 잘 보여서 손질하기 편했고, 받았을 때부터 오일 작업이 잘 되어 있어서 재료가 이염되는 일 없이 편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Q12. 팝업 뒤에 내추럴 우드 플레이트 세 가지를 전해드렸습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새 물건은 몇 달, 몇 년이 지나도 손이 가야 비로소 잘 만든 물건이라고 하셨는데요. 이 접시들은 집과 리브나 중 어디에 먼저 자리를 잡았고, 지금은 어떤 순간에 손이 가나요?

리브나에서 포장을 풀어봤는데, 작고 앙증맞으면서도 섬세한 모습이 마음에 들어 바로 집으로 데려왔어요. 요즘 아침에는 커피보다 차를 더 자주 마시는데, 그 시간에 가장 손이 갑니다. 얼마 전에는 친구가 홍콩에서 사다 준 쿠키를 한두 개 담아 차와 함께 먹었어요. 쿠키나 치즈, 견과류를 조금씩 먹을 때 자연스럽게 꺼내 쓰고 있습니다.

Q13. 손바닥에 들어오는 작은 나무 접시입니다. 큰 접시가 아니라 이 정도 크기의 나무는 일상에서 어떤 자리에 두게 되나요? 소금이나 버터, 커피 곁의 무언가를 올려두는 자리일 수도 있고, 아예 다른 쓰임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차 도구를 보관하는 자리 옆에 두고 있어요. 겹쳐 놓은 모습도 예뻐서 차 도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가장 큰 것도 손바닥만 한 크기라 가볍게 집어 먹을 만큼 담기에 잘 맞고, 적은 양을 올려도 접시가 휑해 보이지 않아 좋더라고요. 밝은 나무색과 결이 찻잔 옆에 잘 어울리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Q14. 하나의 통원목을 깎아 이음새 없이 만든 메이플 플레이트는 밝은 색과 촘촘한 결이 특징입니다. 굽이 있는 것, 둥근 것, 타원형까지 세 가지를 곁에 두고 쓰셨을 때 쓰임이 자연스럽게 나뉘었나요? 특히 굽 하나로 식탁 위 높이가 달라지는 접시는 어떤 자리에 두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형태마다 용도를 정해두기보다는 그날 먹는 다과에 맞춰 함께 쓰고 있어요. 하나씩 볼 때보다 세 개를 같이 놓았을 때 더 예쁘더라고요. 같은 나무 소재라 서로 잘 어울리면서도 모양과 높이가 달라, 조금씩 담아 나란히 놓기만 해도 단조롭지 않습니다. 특히 굽이 있는 접시는 아래 기둥까지 하나의 나무로 이어져 있어서 손으로 들고 만질 때 묘하게 기분이 좋아요. 둥근 접시와 타원형 접시 사이에 놓으면 높이에 차이가 생겨 작은 다과상도 한결 정돈되어 보이고요.

Q15. 나무 도구는 사용 전후 관리에 따라 상태가 크게 달라지는데, 셰프님만의 관리 루틴이나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 주세요.

원목 도구는 조금 더 신경 써서 관리하지만, 제가 지키는 원칙은 단순해요. 식기세척기에 넣지 않고, 사용 후 세척한 다음 물기를 바로 닦아 충분히 말리는 것. 그리고 나무 표면이 건조하게 느껴지면 오일로 관리해주는 정도입니다. 재료를 직접 올려 자르는 우드 플레이트는 물과 기름이 닿는 만큼 오일을 조금 더 자주 먹이는 편이고, 작은 것을 올려두는 내추럴 우드 플레이트는 그만큼 손이 덜 갑니다. 그 기본을 지키면서 최대한 자주, 편하게 쓰려고 해요. 너무 조심스럽게만 다루면 오히려 손이 덜 가게 되더라고요. 생활 속에서 오래 쓰려면 관리가 부담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16. GBH는 ‘존재감이 크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물건’의 가치를 지향합니다. 주방에서 그런 태도로 매일 쓰이는 물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난번 말씀드렸던, 10년 넘게 갈아 쓰고 있는 칼이 떠올라요. 오래 쓰다 보니 무게와 중심이 손에 익어서 재료를 손질할 때 자연스럽게 꺼내게 됩니다. 그렇다고 그냥 두어도 되는 물건은 아니고, 계속 갈고 관리하면서 쓰는 거죠. 저는 그런 관계가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손을 들여 관리하고, 그 물건은 매일 제 일을 도와주는 관계입니다. 앞치마나 접시도 그렇게 생활과 일 안에 자리를 잡으면 오래 곁에 두게 될 것 같습니다.

Q17. 팝업에서 처음 입은 앞치마가 지금은 리브나에서 매일 입는 옷이 되었습니다. 하루 쓰고 끝나는 옷과 계속 입게 되는 옷의 차이는 어디에서 생겼나요?

팝업 때는 그날 하루를 위해 맞춘 옷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일하는 동안 불편함을 의식하지 못할 만큼 편했고, 손님들이 찍어주신 사진 속 제 모습도 단정해서 그대로 계속 입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긴 기장이 조금 어색했지만 금방 익숙해졌고요. 결국 특별한 날의 옷으로 남는지, 평소의 옷이 되는지는 그런 데서 갈리는 것 같아요. 지금은 자연스럽게 리브나의 유니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Q18. 앞치마는 위생과 직결되는 물건이라 세탁과 교체를 반복하게 됩니다. 주방에서는 보통 얼마나 자주 세탁하고, 어느 시점에 교체하시나요. 그럼에도 오래 두고 쓰게 되는 앞치마가 있다면, 그 차이는 어디에서 생긴다고 보시나요?

리브나 유니폼으로 매일 입고 있어서, 오염되면 바로 집에서 세탁해 다시 가져오고 있어요. 교체 주기를 따로 정해두기보다는 원단이 많이 해지거나 끈이 끊어지는 등 계속 사용하기 어려워졌을 때 바꾸는 편입니다. 결국 오래 입게 되는 앞치마는 세탁을 반복해도 편안하고, 원단과 봉제가 잘 버텨주는 것 같아요. GBH 앞치마는 연결 부위가 이중으로 봉제되어 있어서, 지금의 박음질 상태를 보면 꽤 오래 함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Q19. 손에 닿는 감각이 선택을 만들고, 그 선택들이 쌓여 주방의 하루가 만들어집니다. 요리하는 사람으로서 TEXTURE는 대표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눈으로 보이는 질감도 중요하지만, 오래 곁에 두게 하는 건 결국 손과 몸에 닿는 감각인 것 같아요. 아무리 예쁜 물건도 손에 들었을 때 느낌이 좋지 않으면 점점 쓰지 않게 되니까요. 요리에서도 질감은 계속 살피고 조절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번 ‘오리가 머문 숲’에서는 버섯을 굽고, 볶고, 말리고, 튀겨서 서로 다른 질감을 만들었어요. 눈으로도 바삭함이나 부드러움이 느껴지고, 실제로 먹었을 때도 부드럽고 쫀득하고 바삭한 감각이 어우러지게 했습니다. 같은 재료라도 어떤 손길을 거치느냐에 따라 먹는 즐거움이 달라집니다. 도구나 앞치마도 직접 쥐고 움직여보면서 제게 맞는 것을 알게 되고요. 제게 TEXTURE는 그렇게 직접 경험하며 선택하는 기준이에요. 리브나의 한 끼에도 제가 만지고 써보고 맛보며 고른 감각들이 자연스럽게 담겼으면 좋겠습니다.

Q20. 이 인터뷰를 마치며, 대표님의 TEXTURE를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세요.

제게 TEXTURE는 처음의 좋은 느낌이 손에 익어, 다시 찾게 되는 감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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